사람이 감성과 이성이 없다면 이 역시 무생물인 돌이나 죽은 고사목이나 다름없으리라.
붉게 물든 가을 산 특히나 설악에 들면 세파에 찌든 살아있는 사람에게 느낄 수 없는, 자연에서 감화을 얻을 수 있으니.
보이지 않는 신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신비감에 감동을 하고 환호를하는 것이 바로, 이 자연에서 느끼는 오감으로 하여금
감탄 을 자아내게 하니말이다.
매아리 처럼 굽이쳐 나가는 첩첩이 출렁이는 산산산 산들................
또한 앞선 선인들도 자연에서 느낀데로 산의 이름, 골짜기 이름 고개.내 이름들이 그기에 걸 맞게 지어진것을 보면
느끼는 감성은 같은 가 본다.
흘림골, 여심폭, 등선대.12폭,금강문,선녀탕,천문, 용소,어딜가나 비슷한것 같지만 그기에 걸맞으니 또 그렇게 느껴진다.
파란 가을 하늘 빛과, 붉은 단풍, 비취빛의 물빛, 갈뫼. 하얗고 명료한 바위 화강암과 편마암, 설악의 기묘한
바위들......부처같고 장군같고,독수리같고,토끼같고 엄지 발가락같고, 보는각도에따라 수믾은 모양새를하니.....
남설악의 숨은 비경은 바로 주전골에 있다.
오래전 백두대간 지나는 길에 점봉에서 한계령으로 가지않고 12폭 상부에서 주전골로 비경의 유혹에 빠저
외도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아름다운곳이 주전골이다.
그때가 여름이였는데 비가 많이와 12폭포는 하얀 비단 폭과 같았다.
미끄럽고 위험하긴했어도 두려움없이 탐승했으니..........
그리고 계곡 양안은 모두가 절벽으로 발걸음 한걸음마다 눈에 들어오는 비경은 차마 말과 글로는 쓰지 안는것이
설악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만든 인공 물은 보면 볼수록 나중에는 질려 버리는데, 자연이 이루어 놓은 피조물은 어떤가?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고 그 아름다음이 마음에 감화되고 동화되면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것이 자연이다.
천만년을 두고 풍우에 시달리고 깎여서 부드러운 곳은 더 깍이고 파이고 야문곳은 남아 침봉을 이루니
우리눈에 신묘하게 비치게되니 자연히 우리 가슴속에 더 오래 남지 않을까?
발걸음 옮길 때 마다 변하는 묘한 모양들 이 어찌 감성에 젖어들지 않으리
선녀탕 어간에서 한계령 쪽으로 바라보는 비경이야말로 정말 압권이다.
수많은 첨봉과 기묘한 모습, 오색의 가을 절정기의 단풍. 바로 선경에 든 곳이다.
아기자기한 바위절벽과 오색의단풍 진경 산수에 들면 신선이 따로 있을 수가 없고 자신이 동화여 잊어버리면 그것이 신선이지
또다른 신선이 있으리요.
불콰하게 선주 한 잔 기울이며 단풍에 비친 내얼굴이 붉어지면 술잔도 붉어지고 님의 얼굴도 붉어지니
세상모두가 아름답고 마음마져 깨끗하고 세련되니 어찌 아가을에 설악에 들지않으리요.
오색 영롱한
가을빛 물들면
흘림골 여심이라
등선대 올라 앉아
대청 소청 귀때기에
남으로 점봉이라.
운무없는 설악은
멀기도해라
열두폭포 비단폭은
단풍잎에 물들이고
세파에 찌든 몸
선녀탕에 세례하니
천봉만학 산중에서
신선이 따로있나
주인이 신선이라
어찌하면 좋으리
속세로 돌아갈까
설악에 씼은 이몸
더러 질까 하노라 .
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