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보은 구병산

qndns 2005. 5. 20. 19:18

구병산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구병산은 875m의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장마철의 무더운 날씨 여서
인지 혹독한 대가를 치루고 나서야 그곳에 오를 수 있었다.

이산은 소백산군이 남하하여 경북 상주와 경계를 이루면서 속리산,형제봉, 구병산으로 이어지며 시루봉을 넘으면서 부터 험악한 기운이 약화되어 천택산, 팔음산으로 이어진다.

매미 소리 요란한 구병산 자락은 빨간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었고, 적암리에서 쳐다보는 조
망은 악어 이빨처럼 흉악해 보이 드니 올라서도 역시 우리는 악어 이빨 사이에서 놀고있었
다.

영동에서 보은으로 올라가다가 관기에서 우측 상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보청천의 지맥인 금계천에 이르러 조금더 가면 적암 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서조금더 가면 상주와 경계이다.
이 마을이 적암리이며 구병산의 아홉 봉오리가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었고 적암리 우측에는 시루봉은 시루를 엎어 놓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좌측 으로는 하얀 파라볼로 안테나가 자리하고 있어
자연에다 첨단의 인공미를 더해 놓았다.

시멘트로 잘 포장 해놓은 동내 안길을 가로질러 표지판을 따라 계곡으로 접어 들어 가다 능
선 안부로 가파르게 오르면 동쪽 능선800고지 된목이에 오르게 된다.

여기서부터 서쪽으로 바위에 오르기도하고 뒤로 피하기도하고 내려왔다 오르기를 여러차례 힘들면 쉬어가고 하모니카 하나로 흥겨운 작은 음악회도 쉴 참에 가져 보기도 하며 853 봉에 이른
다.

이곳 절벽의 섬짓함과 안개사이로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여름의 구병은 안개속에 접어 두고 이날만큼은 보여주지 주지 않는다.

구름 속에 꼭꼭 숨겨두고 보여주지 않다가 875m의 정상에 오르니 얇은 비단 날개옷 자
락을 간간히 휘날리며 발아래 적암리를 살짝살짝 보여주며 보은쪽으로 삼가 저수지까지도
살짝살짝 보여준다.

정상에서 식사를 마치니 비가 내리기시작한다.
서둘러 내려 오는 바람에 굴러기도하고 미끄러지기도 하기를 여러차례, 가파르고 험한 계곡길을 내려오니 보은 통신지구국 뒤편이다.

안개비가 소나기로 변해 옹골차게 옷을 적셔 비맞은 장닭 꼴이 되고 말았다..

잘생긴 고목의 느티나무 정자를 지나 마을로 들어서니 집집이 감나무, 호도나무를 심어 아늑하고 풍요로움을 느끼게한다.

이산의 기암괴봉과 아기자기한 암릉,암봉에서 내려다보는 짜릿한 고소공포의 맛과, 아름다운
풍광에 겨워 우리는 짧은 시간 동안 이나마 신선이 되어 이산의 구름속을 드나들며 그닐고 놀았으니, 자연 동화된 자신이 신선대에 올라있는 황홀감에 빠져 구름위에 뜨있는 기분이다.

비 갠후 안개 걷힌 선명한 구병산이 아쉬워, 하산주 한잔에 취해 몇번이고 비내리는 차창을 내다 보면서 포항으로 향했다.

                                                             2001.6.29 浮 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