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황산
황산시(둔계) 국제호탤에서 하룻밤은 비에 젖어 있었고 호텔앞으로 흐르는 신안강은 회색의 밤으로만 짙어져 가고 있지만 다리난간의 찬란한 불빛과 서치라이트의 곧은 빔은 밤하늘을 체색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남쪽에 있는 황산의 좌측으로 난길을 따라 2차선 포장길을 안개비를 헤치고 달려간다.
계곡으로 접어드니 맑은 계류와 강가 들판에는 노란 유체꽃이 봄을 알리는 전령사 처럼 계곡을 따라 노랗게 물들이고 있다.
산에는 개간을 하여 황산 모봉차라는 이고장의 특산물을 만들고 있다.
길 옆 마을의 집들은 모두가 이삼층으로 지어져 있는데, 벽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고 지붕은 모두가 검은 색 기와로 덮혀져 있다.
대문 기둥 문설주 양쪽에는 붉은 바탕에 황금색 글씨로 주련을 써서 복을 기원하는 글귀들이 붙어 있고 문밖에는 의자에 앉아 무엇인가 소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탕구를 지나 황산 대문을 들어 서서 꼬불꼬불한 산길을 오른다. 백룡교 즈음에서 차에서 내리니 온천지구이다.
대형 간판에는 장쩌민의 초상화와 황산의 석양과 싯구가 보인다.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니 노란글씨로 바위에 입승(入勝)이라는 각자가 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에는 폭포가 내리 쏟는다.
계단을 따라 오르니 삭도역인 광각첨이 나온다.
안개비가 내린다.
운무에 가려 산들은 잘보이지 않는다.삭도를 타고 오른다.
밑을 내려다 보니 암장들이 내려다 보인다. 앗질하다. 몸에 전율이 느낄정도로 옷싹하다. 천인단애다.
심학(深壑)이다. 하얀 포말을 한 계곡물이 흘러내린다.
난대림의 수목들이 파랗고 화강암 암장들이 안개 사이로 스쳐지나 간다.
옥병참에 삭도에서 내린다. 여전히 심한 안개다
잠시 몸을 추스리고 돌계단을 오른다 저멀리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습도가 높아서인지 바위사이로 뿌리를 뻗고 있는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낭떠러지에 서서 습기를 머금은체 검푸른 잎으로 잘도 살아가고 있다.
정으로 일일히 쪼아서 만든 계단과 연화봉까지 이어지는 계단들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흙을 밟지 안토록 대역사를 이루어 놓았다
더디어 황산 최고봉 연화봉(1864m)에 이러니 안개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연화절정이라는 표지석에서 사방을 둘러 본다.
그저 발아래는 수직직벽이다.
돌아 내려와 자라처럼 생겼다는 오어봉으로 내려 선다.잠시 휴식을 취하고 해심정 을 거처 백운빈관을 지나 비래석에 이른다.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으로 비래석을 세번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비래석은 바위위에 세워진 바위로 난간을 만들어 안전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해 두었다.
다시 돌아나와 광명정에 올라 보고 사림대주점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후 서해협곡을 유려하려 간다.
배운정에는 사랑을 오래오래 지속하자고 약속하여 자물쇠에 부부나 연인의 이름을 새겨 난간에 걸어 체우고 열쇠는 멀리멀리 천인단에 아래로 던져버린다.
사랑이 영원하도록........
배운루를 지나 서해협곡으로 난간 길을따라 나간다. 지금까지 보지못했든 천인단애와 첨봉들과 깊은 골짜기들이 한없이 펼쳐지고
운무는 수시 변화무상하게 시시각각으로 변화하여 신비감을 더하여 주고있다.
다행히도 저녁 무렵엔 안개가 걷히고 산들이 멀리까지 보인다.
감탄이 연발이요, 보는것마다 기암이다 .너무나 아름답다.배운정과 비래석이 돌아다 보인다.
신선만이 사는 곳이다.
운해와 소나무와 기암괴석과, 만학천봉 여기에 인공을 가미한 난간의 계단과 아슬아슬한 심연의 계곡들.......
이런 선경이 또 어디 있을까 모두가 탄성이다.
다시 돌아와 사림빈관에서 자고 일어나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려고 나서니 비가 온다.
그러나 어쩌라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청량대에 오른다. 저건너 십팔나한봉과,보탑봉 석인봉,사자관해일대가 운무속에 넘나드니
이 또한 장관이라 넋을 읽고 바라보니 사라졌다 나타나고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 모든것이 신비하고 찬탄을 하지않을 수 없는
절경이라 샷타를 누르기에 정신이 없다.
아침을 먹고 청량대를 거처 서광정 몽필생화를 관조한다, 이 몽필생화는 붓처럼 생긴 바위위 끝에
소나무가 자생하는데 십여년전에는 죽어서 프라스틱 모조품을 만들어 관상하게 했는데, 최근에 다시 복원하여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시신봉은 소나무와 바위가 절경인데 운무에 휩싸일때는 신비감을 자아낸다.
흑호송을 보고나와 백아령으로 향한다. 케이블카를타고 내려오면 산행은 모두 끝난다.
황산!!
풍류인 서하객은 중국의 오악을 돌아보고 와서 황산을 본후는 오악조차 눈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 아름다운 자연미에다 완벽한 인공미를 가미한 산자락을 돌아나가는 돌계단들 방화수와, 숲속엔 소화전까지 배려한
중국인들의 저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돌아가는 길목 바위에 각석한 글에는 奇(기이할기)자가 제일 많이 보인다
구름과 소나무와, 기암과, 온천과, 겨울의 설경을 더해 오절이라 했거늘 이 산은 언제나 운무속에 있다.
쉽게 볼 수 없지만 어느 땐가 보여주는 산, 인내가 필요하고 기다림이 필요한 산이다.
그 운무의 생성 또한 가관이다. 모여다가 흩어지고 헡어졌다 모이고. 옴팍진 골짜기에 모여있기도 하고 산능에 걸쳐 있기도 하고
바다처럼 미동도하지 않기도하는 것이 꿈결 세계 같기도 하다.
운무와 절벽에 붙어 서있는 그 절묘한 소나무와 첨봉들, 끝없이 떨어지는 절벽, 그 자연의 조화는 인간이 찬하여 이르는 말이라고는
아무리 찾아봐도 선계라는 말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아!! 황산~
2005.3.29
浮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