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彌陀佛과 極樂世界
Ⅰ. 序論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의 어릴 때 향수 젖은 말이다. 할머니, 어머니를 통해서 자주 듣든 말이었다. 우리들의 어머님 세대들이 세상사 힘들 때면 언제나 부르시던 명호였다. 이처럼 우리의 의식 속 깊숙히 알게 모르게 뿌리 박혀온 사상이 바로 정토 사상인 것이다.
많은 불자들이 불교는 "스스로 깨닫는 종교"라고들 한다. 그러나 만약 삶에 힘든 일이 생기거나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는 막상 누가 좀 도와줬으면 하는 것이 한결같은 인간의 마음일게다. 이때 불자라면 누구나 "아구! 부처님!" 이라든가 "아미타부처님!" 또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등의 말이 무의식적으로 입에서 흘러 나올 것이다. 이것은 쉽게 고통스러운 우리가 구제해줄 부처님이 있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불교를 조금이라고 공부해본 불자라면 하나의 의문점에 봉착하게 된다.
"스스로의 깨달음을 말하는 불교에 이러한 의지적인 신앙이 존재할 수 있는가? 이것은 불교의 근본적인 교리에 완전히 위배되는 것은 아닌가? 이것은 기독교의 사상과 다를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등등의 이런저런 생각들이 휩싸일 것이다.
이제 이것이 과연 불교의 사상에 벗어나는 것인가를 밝혀 보려고 한다.
"과연 정토는 무엇인가?" "극락세계는 존재하는가?" "아미타부처님께서 우리의 원을 들어 주시는가?"
이러한 의문을 하나하나씩 풀어보기로 하자.
Ⅱ.본론
1. 아미타부처님
⒧ 법장비구 - 아미타부처님의 전생
아미타불의 전생에 대해서는 정토교의 소외 경전중의 하나인 『무량수경』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무량수경에서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 하셨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에 정광여래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셔서 무량한 중생을 교화하고 제도하여 모두 바른 길을 얻게 하신 후 열반에 드셨느니라. 그 뒤를 이어 수많은 부처님이 출현하셨으니, 그 이름은 광원불, 그 다음은 월광불, 그 다음은 전단향불, …, 그 다음은 처세불이니라. 그리고 다음에(54번째) 세자재왕이라는 부처님이 계셨는데 부처님의 공덕에 따라 이름을 여래, 응공, 등정각,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1)이라고도 하느니라.
그 무렵 국왕이 있었는데 세자재왕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깊은 환희심을 내어 곧바로 위없는 바른 길을 구하는 뜻을 내었느니라. 그리하여 그는 나라와 왕위를 버리고 출자하여 출가하여 비구가 되었는데, 재주와 용맹이 세상에 견줄 바 없이 뛰어났었느니라.
법장비구는 세자재왕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의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나서,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게송으로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였느니라"
빛나신 얼굴 우뚝하시고 위엄과 신통 그지없으니
이처럼 빛나고 밝은 광명을 뉘라서 감히 닮으오리까.
햇빛과 달빛 마니보주의 광명이 빛나고 찬란하여도
모두 가리워져 숨어 버리고 검은 먹 덩어리 되고 맙니다. <중략>
만약에 내가 부처님 되면 국토의 장엄은 으뜸이 되고
중생들 한결같이 훌륭히 되며 도량은 가장 수승하오리.
그 나라는 열반의 세계와 같아 세상에 견줄 만한 짝이 없거늘
온갖 중생을 가엾이 여겨 내가 마땅히 제도하리라.
시방세계에서 오는 중생들 마음이 즐겁고 청정하리니
그 나라에 와서 살게 되면 상쾌하고 즐겁고 안온하리라.
원컨데 부처님 굽어 살피사 저의 참뜻을 증명하소서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들 밝으신 지혜 걸림없으니
저의 마음과 저의 수행을 부처님들께서 살펴주옵소서.
만일 이 몸이 어찌하다가 갖가지 고난에 빠진다 한들
제가 수행하는 이 정진을 참아내지 못하고 후회하리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비구는 이 게송을 마치자 세자재왕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셨는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위없는 바른 진리를 깨닫고자 결심하였습니다.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저를 위해 거룩한 교법을 말씀해 주옵소서. 저는 기필코 가름침대로 수행해서 불국토를 이룩하고 청정 미묘한 국토로 장엄하겠사오니, 저로 하여금 이 생에서 빨리 올바른 깨달음을 얻게 하고 모든 생사 고난의 근원을 없애게 하여 주옵소서'
그때 세자재왕부처님이 법장비구에게 말씀하셨느니라.
'그대가 수행하고자 하는 것과 불국토를 장엄하고자 하는 일은 그대 스스로 마땅히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러자 법장비구가 부처님께 사뢰었느니라.
'그와 같은 뜻은 너무나 크고 깊어서 제가 알 수 있는 경계가 아니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들께서 불국토를 이룩하신 수행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수행하여 소원을 원만히 성취하겠나이다.'
이에 세자재왕부처님은 법장비구의 뜻과 소원이 고경하며 깊고 넓음을 아시고 곧바로 법장비구를 위해 경을 설해 주셨느니라.
'비유하건대 비록 끝없이 넓은 바닷물이라도 한 사람이 억겁의 가운데 있는 진귀한 보배를 얻을 수 있듯이, 만일 사람이 지성으로 정진하여 도를 구하면 마땅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것이니, 어떠한 소원이든 성취 안 될 리가 없느니라'
그리고 바로 법장비구를 위해 2백 10억2)의 여러 불국토의 추하고 묘함과 그 천상 사람들의 선악을 널리 말씀하시고 법장비구의 소원대로 이를 낱낱이 나타내 보여 주셨느니라.
이에 법장비구는 부처님이 말씀하신 장엄하고 청정한 나라들을 모두 보고 나서 워없이 갸륵하고 가장 뛰어난 서원을 세웠느니라. 그때 그의 마음은 맑고 고요하여 집착하는 바가 없었으니 , 일체 세간의 어느 누구도 따르지 못하였느니라. 그리고 그는 5겁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선정에 들어, 불국토를 건설하고 장엄하기 위한 청정한 수행에 온 마음을 다하였느니라. 법장비구는 이와 같이 수행하고 나서 다시 세자재왕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함장하며 부처님께 사뢰었느니라.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불국토를 장엄할 청정한 수행을 갖추어 지녔습니다.'
세자재왕부처님이 법장비구에게 이르셨느니라.
'법장비구여, 이제 그대가 대중들에게 그대의 서원과 수행을 널리 알려서 그들로 하여금 정토왕생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여 그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 좋은 기회이니라. 보살들은 이를 듣고 수행해서 불국토를 이룩할 대원을 성취하게 될 것이니라.'
법장비구는 다시 세자재왕부처님께 사뢰었느니라.
'부디 들어 주십시오. 제가 세운 48원을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이렇다.
아주 오랜 옛날 많은 부처님들이 계속해서 출현 하셨는데 그 54번째가 세자재왕부처님이었다. 이 부처님이 출현하신 때에 한명의 국왕이 있었다. 그는 세자재왕부처님에게 귀의하여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깨달음을 구할 마음을 일으켜서 나라를 버리고 왕위를 내어 놓고 법장이라고 하는 한명의 불교 수행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세자재왕부처님과 같이 부처님이 되어 많은 사람을 제도하고 싶다고 원을 세워서 이룩할 정토 및 거기에 왕생하는 방법에 대하여 여래에게 가르침을 구했다. 그것에 대하여 세자재왕부처님은 법장비구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원에 응하여 수많은 정토를 나타내 보였다. 법장비구는 세자재왕부처님께서 보여주신 청정한 국토를 보고 중생 구제의 대원을 일으켜 5겁동안 사유하여 만들 정토 및 중생을 정토에 인도하는 방법 등에 대하여 설계했다.
위의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법장비구는 아마타부처님의 전생이었다.. 여기의 마지막 부분에 법장비구의 48원은 정토의 건립이요, 법장비구의 위업는 보살행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법장비구가 48원을 성취하여 아미타부처님이 되었고, 그것으로 인한 극락세계가 세워진 것이다.
⑵ 법장비구의 48가지 서원
앞의 인용된 문구에 나오듯 법장비구는 그의 보살행이 완성으로써 세자재왕부처님께 48대원을 세웠다.
제 1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에 지옥과 아귀와 축생이 있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2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의 수명이 다한 뒤에 다시 삼악도에 떨어지는 일이 있으면 정각을 억지 않겠습니다.
제 3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의 몸에서 찬란한 황금색 광명이 빛나지 않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4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의 모습이 한결같지 않고 잘나고 못난 구별이 있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5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숙명통3)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 겁의 옛일을 알지 못하면 정각을 억지 않겠습니다.
제 6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천안통4)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세계를 볼 수 없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7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천이통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의 많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이것을 모두 다 간직할 수 없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8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타심통을 얻어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국토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을 알지 못하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9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신족통을 얻어 순식간에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나라를 지나가지 못한다면 정각을 억지 않겠습니다.
제 10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모든 번뇌를 여의는 누진통을 얻지 못하고 망상을 일으켜 자신에게 집착하는 분별이 있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1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정정취에 머물러 반드시 멸도(열반)에 이르지 못하면 정각을 억지 않겠습니다.
제 12 원
내가 부처될 적에 나의 광명에 한량이 있어 백천억 나유타의 모든 불국토를 비출 수 없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3 원
내가 부처될 적에 나의 수명에 한량이 있어 백천억 나유타 겁 동안만 살 수 있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4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의 성문들의 수효에 한량이 있어 삼천대천세계의 성문과 연각들이 백천 겁 동안 세어서 그 수를 알 수 있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5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의 수명에 한량이 없되 다만 본원에 따라 수명의 길고 짧음을 자유자재로 하기를 원하는 이는 제외합니다.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6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좋지 않은 일은 물론 좋지 않은 이름이라고 들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7 원
내가 부처될 적에 시방세계의 무량한 모든 부처님들이 내 명호를 찬양하지 않으면 정각을 이루지 않겠습니다.
제 18 원
내가 부처될 적에 그 나라 중생(人,天)들이 내 나라에 태어나기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신심과 환희심을 내어 내 이름을 내지 열 번 불러 내 나라의 태어날 수 없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19 원
내가 부처될 적에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보리심을 내어 여러 가지 공덕을 쌓고 지극한 마음으로 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원을 세우면 그들이 임종할 때에 내가 대중들에 둘러싸여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못하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제 20 원
내가 부처될 적에 시방세계의 중생들이 내 명호를 듣고 내 나라를 흠모하여 많은 선근공덕을 쌓아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여 내 나라에 태어나고자 할 때에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 중 략 >
제 48 원
내가 부처될 적에 다른 세계의 보살들이 내 이름을 듣고 제1, 제2, 제3법인을 성취하지 못하고 또한 모든 부처님이 구한 불퇴전의 경지에 이를 수 없으면 정각을 얻지 않겠습니다.
위의 예문이 법장비구의 48대원이다.
여기서 우리는 제 18 원을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불교에서는 제 18 원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제18원은 정토의 목적인 정토왕생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런 왕생에 있어서는 범부중생이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정토와 중생을 정토에 인도하는 방법 등에 대한 설계이다.
이러한 원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것은 법장비구의 끝없는 보살행의 결과였다. 법장비구는 오랫동안 보살의 육바라밀의 행을 수행했다. 많은 윤회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보살도를 완성하였고 마침내 법장비구는 보살도를 성취하여 성불하였다.
이리하여 법장비구는 아미타불이 되었다. 결국 아미타불은 55번째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이다. 따라서 아미타불이 만든 정토는 攝淨土願의 성취에 의하여 구성된 것이며, 아미타불 또는 무량수불 등이라고 불리는 것은 壽命無量, 光明無量의 원을 성취한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아미타불의 극락정토는 모두 48원의 성취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⑶ 아마타불의 존재
그럼 과연 법장비구로서가 아닌 성불한 부처님인 아미타불은 누구이며 존재하는가?
『무량수경』에는 다음과 같이 나타나 있다.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하시어 영원히 안온한 열반의 경지에 드셨습니까? 성불하시어 현재 계시옵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법장보살은 이미 성불해서 현재 서방에 계시는데, 그 나라는 10만억의 국토를 지난 곳으로 극락세계라 하느니라."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그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지는 얼마나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부처님이 성불하신 이래 벌써 10겁이 지났느니라."
이렇게 해서 법장비구는 드디어 아미타불이 되었으며, 동시에 공덕과 장엄이 원만히 갖추어진 불국토를 건설하였다. 아미타불은 성불을 이룬지 이미 10겁이 지났으며, 현재 서쪽으로 10만 억 국토를 지난 곳에 있는 극락이라 불리는 세계에 머물러 현재도 설법을 하고 계신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아미타불은 지금부터 10겁 이전에 성불하신 현재불이라 부른다. 그런데 지금부터 10겁 이전에 성불하셨다면 이미 과거의 부처님이고 현재 존재하지 않을 것인데 어째서 현재에 존재하시는 현재불이라고 하는가? 또한 현재도 설법을 하고 계신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그것은 법장보살이 성불해서도 열반에 들지 않는 부처님, 즉 수명이 무량한 '무량수불'이 되기 때문에, 여기서 현재라는 말은 영원 속의 현재를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10겁도 겁수를 계산해서 시간을 한정한 것이 아니라, 숫자의 개념을 초월한 한없는 먼 과거에 성불해서 현재에 이른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현재, 과거, 미래라고 하는 시간은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편의상 구분 지은 것으로 그 자체에 구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라는 시각을 생각했을 때 그 현재는 이미 과거가 되어 버려 결코 현재라는 시각을 붙잡을 수 없으며, 현재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이미 미래는 현재의 자리에 들어와 있으므로, 결국 과거·현재·미래는 어떤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시간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영원한 시간 속의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아마타불은 지금부터 10겁 이전에 성불해서 현재도 설법하고 계신다는 말은, 과거, 현재, 미래를 포함한 영원한 시간 속의 현재에 주 하면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설법하는 "영원 속의 현재불"이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존재하는 부처님이라 할 수 있다.
2. 극락세계
⑴ 극락세계의 모습
극락세계는 여러 정토중 가장 수승한 정토이다. 여기는 우리가 사는 동방의 예토로부터 서쪽으로 10만억 국토를 지나서 나타나는 곳이며 아미타부처님이 항상 설법을 하고 계시는 곳이기도 하다.
그럼 이 가장 수승한 정토인 극락세계는 어떠한 모습일까?
『무량수경』에서 부처님이 아난에게 극락세계를 잘 묘사해 주고 있다.
그 국토에는 칠보로 된 갖가지 나무가 온 세계에 꽉 차 있는데, 금으로 된 나무, 유리 나무, 파려 나무, 산호 나무, 마노 나무, 자거 나무들이 있으며, 혹은 두 가지 보배, 혹은 세 가지 보배에서 일곱 가지 보배가 합하여 이루어 졌느니라.금 나무에는 은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열리고, 은 나무에는 금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리고 … 혹은 어느 보배 나무는 자거를 뿌리로 하고 자금의 줄기와 백은의 가지와 유리의 줄기에 수정의 잎과 산호의 꽃과 마노의 열매로 되었나니, 이와 같이 칠보가 서로 번갈아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되고 가지와 꽃과 잎과 열매가 된 보배 나무들이 극락세계에 가득 하느니라.
… 또한 무량수불이 계신 극락세계의 도량수는 높이가 4백만 리이고, 밑동의 둘레는 50유순이며, 가지의 잎은 사방으로 20만 리나 퍼졌는데 갖가지 보배로 이루어 졌느니라. … 가병누 산들바람이 보배 나무 가지에 살랑거리면 한량없는 묘법의 음악이 울려나오고,그 소리가 퍼져 모든 부처님 나라에 두루 하느니라.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듣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광명이 몸에 비추거나 마음으로 그러한 장엄을 생각하는 중생들은 모두 생사를 깨닫는 無生法忍을 얻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자리에 머물며, 성불할 때까지 육근이 청정하여 아예 번뇌와 시름이 있을 수 없느니라.
아난아, 저 나라의 인간이나 천신들이 이 도량수를 보면 삼법인을 얻게 되는데, 첫째는 가르침을 듣고 깨달아 마음이 안온한 음향인이요, 둘째는 진리에 따라 법대로 행하여 깨닫는 유순인이며, 셋째는 모든 법의 실상을 깨닫는 무생법인이니라. 이러한 장엄과 공덕은 모두 무량수불의 위신력과에 의한 것이고, 법장비구 때 세운 본원력 때문이며 또한 원만하고 분명하고 견고한 원력 때문이며, 끝까지 성취하고자 하는 구경의 서원력 때문이다.
위와 같이 극락세계는 우리의 이상향이 세계이다. 위에서 나온 내용 이외에도 극락세계는 더욱 많은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극락세계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과 마음에 괴로움이 없고 오직 즐거움만이 넘쳐흐른다. 극락세계의 집에는 7겹의 난간과 7겹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무 기둥이 있으며, 그 난간과 기둥은 방울과 금·은·유리·수정 등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네 가지 보석 외에 산호·노마·호박을 더한 일곱 가지 보석으로 만든 연못이 있으며, 그 여못에는 여덟가지 공덕을 구비한 물과 모래가 깔려 있다. 또 하늘에서는 늘 음악이 은은히 들려 오고, 땅은 황금색으로 아름다우며 주야로 세 번씩 천상에서 향기로운 꽃이 떨어진다. 백조와 앵무새, 공작 등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노래이며,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은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게 되고 착한 일을 생각하게 된다.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무수히 많고, 다음 생애 부처가 될 사람도 많이 있는 나라이다. 이처럼 극락세계는 헤아릴 수 없는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내용에 부처님의 위력에 감응해서 더욱더 신심이 두터워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허구로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럼 왜 이토록 극락세계5)가 현란할 정도로 장엄 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세속적인 환락이나 영욕의 즐거움이 있는 곳이 아니라 성스러운 깨달음을 열 수 있는 청정한 도량이다.
불교의 최상의 樂은 자신을 포함한 만인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 말하자면 노력하는 그 자제가 바로 즐거움이다. 극락은 이러한 노력을 실천하기에 출분한 조건이 갖추고 있어야하면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서 이와 같이 장엄이 되어 있는 것이다.
3. 극락세계에 이르는 길
그러면 이러한 극락세계가 존재한다면 극락세계에 이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는 『관무량수경』에서 극락세계에 이르는 방법은 청정한 업을 닦음으로 해서 극락세계에 이를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럼 어떻게 극락세계에 이를 수 있을까? 여기서는 그 방법에 대해서 말해보기로 한다.
⑴ 염불왕생
『무량수경』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저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중생들은 모두 다 성불할 것이 결정된 정정취에 머물게 되는데, 그 까닭은 성불할 수 없는 사정취나 성불의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정취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무수한 시방세계의 여러 부처님들도 모두 한결같이 무량수불의 위신력과 공덕이 불가사의하심을 찬탄하시느니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무량수불의 명호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신심을 내어 다만 한 생각만이라도 지성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이는, 곧바로 왕생하여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역죄를 범한 자와 정법을 비방하는 자는 제외되느니라."
중생이 부처님의 원력으로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면 저절로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경지에 머물게 되는데 이것을 정정취라고 한다.
정토에 태어나 불퇴전의 경지인 정정취에 머물기 위해서는 단 한 번이라도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염불하면 된다고 한다. 이것을 염불왕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미타불이 법장보살 때 세운 48원 가운데 제 18원인 '염불왕생의 원'을 성취한 것이다. 그러나 제 18 원에는 '내지 일념'이라 하여 단 한 번의 염불을 제시하는데, 실제로 염불의 효과는 일념이든 십념이든 아무런 잡생각이 없이 얼마나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제 18 원에서도 설명했듯이 일념이라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부지런히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오역죄를 범한 자나 정법을 비방한 자는 제외한다고 한 것도 제 18 원의 내용인데, 이것은 중생들에게 이런 죄를 지은 사람들은 왕생할 수 없다는 것을 미리 경고해 둠으로써 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⑵ 16관법
『관무량수경』에서는 정토에 이르는 길은 16관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 16관법을 보면 다음과 같다.
관 법
방 법
제 1 일상관(日想觀)
서쪽의 해를 생각하라.
제 2 수상관(水想觀)
물과 얼음을 생각하라.
제 3 지상관(地想觀)
땅을 생각하라.
제 4 보수관(寶樹觀)
보배 나무를 생각하라.
제 5 보지관(寶池觀)
보배 연못을 생각하라.
제 6 보루관(寶樓觀)
보배 누각을 생각하라.
제 7 화좌관(華座觀)
연화대를 생각하라.
제 8 상상관(想像觀)
부처님의 모습과 주위의 모양을 생각하라.
제 9 진신관(眞身觀)
아미타불의 참모습을 생각하라.
제 10 관음관(觀音觀)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라.
제 11 세지관(勢至觀)
대세지보살을 생각하라.
제 12 보 관(普 觀)
자신이 정토에 왕생하는 모습을 생각하라.
제 13 잡상관(雜想觀)
여러 부처님의 모습을 생각하라.
제 14 상배관(上輩觀)
상품상생, 상품중생, 상품하생
제 15 중배관(中輩觀)
중품중생, 중품중생, 중품하생
제 16 하배관(下輩觀)
하품상생, 하품중생, 하품하생
이 16관법중에서 제14상배관부터 제16하배관까지는 구품을 말하고 있다.
이 구품을 자세히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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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중생들이 세 가지 마음을 일으켜 왕생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세 가지 마음이란 지극히 정성스러운 마음, 깊은 신앙심, 모든 선행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면 반드시 극락세계에 태어난다.
상품중생은
반드시 대승경전을 배우고 독송하며 외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능히 그 뜻을 알아 최고의 진리에 마음이 몰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깊이 인과의 도리를 믿어 대승을 비방하지 않으며,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서원하는 사람을 말한다.
상품하생은
인과의 도리를 믿고 대승이 가르침을 비방하지 않으며, 오직 위없는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사람을 말하나.
중품상생은
오계와 팔계와 다른 모든 청정한 계율을 지키며 오역죄를 법하지 않고 아무런 허물이 없는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저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사람을 말한다.
중품중생은
밤낮 하루 동안 팔계나 사미계를 지키거나 또는 밤낮 하루 동안 구족계를 지켜서 그 거동과 예의가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며, 이러한 공덕을 회향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고자 원하는 사람이다.
중품하생은
선량한 이가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인자하게 행세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품상생은
갖가지의 악업을 짓는 중생으로서, 비록 대승이 경전을 비방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어리석은 탓으로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도 참회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사람은 목숨이 가하려 할 때, 선지식을 만나 대승 십이부경의 제목을 찬탄함을 듣는다.
하품중생은
오계나 팔계나 구족계 등을 법하고 또한 어리석은 탓으로 승단이나 스님들의 물품을 훔치며, 또는 자기의 명예나 이익을 위해 설법을 하면서도 뉘우치고 부끄러워할 줄 모르며 갖가지의 악업을 짓고도 도리어 자기 스스로는 옳고 장하다고 뽑내는 사람이다.
하품하생은
항상 악업을 짓는 중생으로서 오역죄와 십악 등 갖가지 악업을 지어 무거운 죄업의 과보로 괴로움을 받는 사람이다.
이러한 구품은 중생들의 근기에 따른 관법으로 어떠한 악이이라도 오직 지성으로 염불하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는 것을 관하는 것이다,
4. 극락전
사찰의 극락전은 극락세계를 묘사한 전각이며, 우리나라 사찰에 대웅전 다음으로 많은 전각이다.
서방정토극락세계이므로 보통 동향집으로 되어 있고 참배하는 사람이 서쪽을 보도록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극락전에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고 좌우 협시보살로는 관세음 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봉안 되어있다.
대세지보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은 지혜의 광명을 놓아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삼도를 여의고 위없는 힘을 얻게 하는 보살로써 발을 디디면 삼천대천세계와 마군의 궁전이 진동하는 큰 힘과 위세를 가지고 계신다.
관세음보살을 극락전에 모시는 이유는 관세음보살이 아미타불이 제자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세음보살의 화관에 아미타부처님의 새겨져 있다.
극락전의 후불탱화로는 주로 극락정토를 잘 묘사한 극락회상도가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의 내부 구조는 아주 아름답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꽃무늬와 비천으로 장식한 불단을 비롯해서, 위에는 天蓋를 만들고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과 극락조 조각등으로 장식하고 있다.
Ⅲ. 結論
위의 내용에서 보듯이 극락정토는 반드시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을 눈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극락정토는 누구의 힘도 아닌 자가 스스로 가는 것이라는 거다. 법장비구의 서원은 누구의 도움을 원한 것이 아니며 스스로 서원으로 ' 이렇게 하겠다 '라는 스스로의 서원인 것이다.
그럼 과연 그 정토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유심정토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마음속에 항상 정토가 존재하며 진리를 깨닫고 나면 이 세상이 정토인 것이다. 곧 예토가 정토요, 정토가 예토이다. 이것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유심정토를 보기위해서는 끝없이 선업을 쌓아서만 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토신앙은 현세에서나 내세에서나, 미혹을 깨닫는 불도를 닦는 장소로 생각을 하여, 이것을 현재 윤리 생활의 의지로 삼아 순수하게 종교적으로 왕생을 구하는 것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정토신앙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신앙이고, 또한 우리가 바라던 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
1) 이것을 여래십호라고 한다.
2) 모든 부처님의 정토를 210억이라 한 것은 『80화엄경』에 연화장세계의 수를 210억이라 한 것에 따른 것인데, 이것은 전 우주를 망라한 것이다.
3) 6통의 1. 지난 세상의 생애, 곧 전세의 일을 잘아는 신통력.
4) 세간일체의 멀고 가까운 모든 고락의 모양과 가지가지의 형색을 밝게 내다 볼 수 있는 자유 자제한 능력
5) '극락'이라는 말은 주로 『아미타경』에서 사용하고, 『무량수경』에서는 '안락' 이라는 말을 사용한다.